KUCINEMA LOTHRINGEN SCREENING SERIES: Layered Afterimages

《중첩된 잔상들:
그레고리 마르코풀로스와 에드워드 오웬스》


Layerd Afterimages:
Films by Gregory Markopoulos and Edward Owens



6월 27일 (토)

[15:00] 〈가멜리온〉(16mm 필름영사) + 영화소개 박규재
Gammelion + Introduction by Park Kyujae

[17:00] 〈내일의 약속〉 + 〈회상: 초상 습작〉 (+ 안토니 오를로프가 에니아이오스의 복원에 대해 말하다)
Tomorrow's Promise + Remembrance: A Portrait Study + Antoni Orlof on the Restoration of Eniaios


    예술가의 위기의 순간에서, 한계가 형식으로 바뀌는 가장 빛나는 순간을 본 적이 있는가.
    1960년대 미국 언더그라운드 영화의 가장 독자적인 필름메이커이자, 뉴아메리칸시네마와 필름메이커스 코옵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자리했던 그레고리 마르코풀로스는 1967년 미국을 떠나 유럽으로 향했다. 그가 〈가멜리온〉을 구상하던 시기에는 이미 여러 제작 계획의 무산, 건강 악화, 경제적 곤란이 겹쳐 있었다. 그는 한때 이탈리아의 로카시니발다 성을 배경으로 쥘리앙 그라크의 소설 『아르골의 성』을 영화화하려 했지만, 원작자의 거절로 이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르코풀로스는 그 장소를 포기하지 않았다. 로카시니발다로 향하려던 계획은 한 차례 맹장 파열로 취소되었고, 이후 이탈리아에 도착했을 때도 그는 원래 계획했던 서른다섯 롤의 필름을 마련하지 못했다. 실제로 손에 쥔 것은 단 두 롤, 곧 약 5분가량을 촬영할 수 있는 200피트의 16mm 필름뿐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에 차 있었고, 그의 작업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이 두 롤의 필름은 가장 가난한 작가의 딱딱한 책상 위에서 깜빡이는 빛의 밀랍처럼 내게 귀중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과거보다 더 순수한 이미지의 형식을 통해, 내가 말해야만 하는 것을 말하는 방식을 찾고 있다. 내 작업이 정적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특히 감사한다. 이제 그들은 자신들에게 훨씬 더 정적으로 보일 무언가를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조금 이른 시기인 1960년대 중반, 시카고 남부 출신의 에드워드 오웬스는 시카고 미술학교에서 회화와 조각을 공부하고 있었다. 이미 몇 해 전부터 8mm 영화를 만들고 있던 오웬스는, 당시 학교의 영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온 마르코풀로스를 만났고, 그의 권유로 1966년 뉴욕으로 향했다. 뉴욕에서 오웬스는 앤디 워홀, 마리 멘켄, 찰스 볼튼하우스 등과 교류했고, 아직 십대에 불과했던 그는 단 몇 년 사이에 네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오웬스의 영화들은 극적인 조명, 중첩된 이미지, 회전하고 뒤집히는 신체, 음악과 클로즈업된 얼굴의 결합 등에서 마르코풀로스의 영향을 분명히 드러내지만, 오웬스는 그 영향을 자신의 사적 기억, 흑인으로서의 삶, 가족과 초상의 이미지로 변형한다.
    오웬스의 영화 경력은 스무 살 무렵 중단되었다. 그 자신의 회고에 따르면, 약물 의존과 당시 진단되지 않았던 양극성 장애가 그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뉴욕의 한 호텔에서 자살 시도에 가까운 사건을 겪은 뒤 그는 1971년 뉴욕을 떠나 시카고로 돌아갔다. 이후 그는 다시는 영화를 완성하지 않았고, 그의 작품은 오랫동안 거의 보이지 않았다.
    2009년 에드 홀터가 필름메이커스 코옵의 카탈로그에서 오웬스의 이름을 다시 발견하고 그에게 연락했을 때, 오웬스는 자신의 필름 프린트가 남아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그는 2010년 세상을 떠났고, 이후 디지털 보존 작업과 여러 상영을 거치며 그의 영화는 다시 관객 앞에 놓이기 시작했다. 생전에 제대로 도착하지 못했던 영화들이, 한참의 시간을 지나 다시 극장으로 돌아온 셈이다.  (박규재)



본 기획전은 스페이스셀,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의 후원을 통해 성사되었음을 밝힙니다. 

예매: https://moviee.co.kr



Programmed by Il-hwan and Park Kyujae
With technical support by Jang Chul-woong

Thanks to

- The Temenos
- Österreichisches Filmmuseum
- The Film-Makers’ Cooperative
- Antoni Orlof